[아트페] 찾아 나서는 멀티큐브 l Feat. 피에르 르베르디

2024-11-12

 


'그레이큐브(Greycube)'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과거 예술가들의 작업공간을 의미합니다.

아트페만의 그레이큐브(Greycube) 콘텐츠는
객관적인 자료와 큐베이터*의 재치있는 상상력을
더해 제작되었습니다. 

큐베이터분들의 리서치와 유쾌한 상상력을 통해 탄생한
다양한 그레이큐브를 아트페와 함께 만나보세요!


* 큐베이터(Cubator)는 'Cube+Curator'의 합성어로
예술가의 공간과 작업에 대해 연구하는
아트페만의 학예사를 의미합니다.

 

[Written Art]
∎ Artist. 피에르 르베르디 (Pierre Reverdy)
∎ Location. 프랑스 솔렘
(Solesmes, France) 



큐베이터 그린티's Statement



프랑스 시인 피에르 르베르디는 
무관해 보이는 두 현실을 가까이 둠으로써 
감각 현실 이면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이미지론(L’image)‘을 통해 
앙드레 브르통의 초현실주의 이론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프랑스 현대시에 
시적 사유의 방향성을 새로이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어디론가 길을  찾아 나서는, 
그리하여 존재 근원을 묻기를 쉬지 않는 
그의 시와 시학은 비단 과거의 예술가만이 아니라 
존재의 결핍과 불안에 직면하는 
현대인에게도 특별한 울림을 선사합니다. 
그것이 끊긴 길일지라도 시쓰기를 통해 
새 길을 트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르베르디의 마지막 멀티큐브를 알아봅시다. 
피에르 르베르디는 1926년 천주교로 개종하고
 솔렘 수도원 부근에 자리 잡았습니다. 
그는 신앙심을 내려놓은 후에도 세상을 떠날 때까지 
34년을 작은 마을인 솔렘에서 은둔했습니다.



아티스트 소개


ⓒ https://poussiere-virtuelle.com/pierre-reverdy-et-la-poesie/
피에르 르베르디(1889. 09. 13 ~ 1960. 06. 17)는 
20세기 전반에 등장한 프랑스 시인으로 
그의 시와 시론은 앙드레 브르통을 비롯한 
초현실주의 제창자들과 존재론적 시학의 출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전위 예술 잡지인 《북-남(Nord-Sud)》을 창간하고 
다다와 초현실주의 계열의 예술가와 교류했으나 
그 자신은 프랑스 현대시의 특정 유파에 속하지 않고 
독보적인 스타일을 지킨 시인으로 평가받습니다. 



Q. '찾아 나서는' 멀티큐브 이름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우리의 존재 내에서 감각 현실이 충족시킬 수 있는 유한과 정신을 거쳐서만 나타날 수 있는 머나먼 무한이 공존하기 때문에 솔렘에서 은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펜을 들어 절대적 근원인 무한을 찾아 나서는 중입니다. 찾아 나서기로 결심한 순간 우리는 여기에서도, 다른 곳에서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짧은 환상을 맛볼 수 있게 됩니다. “존재하지 않는 것 속에" 시가 있기에 멀티큐브에서의 시쓰기는 가닿을 수 없는 자유를 찾아 나서는 존재 방식입니다. 


ⓒhttps://checacremades.blogspot.com/2018/01/pierre-reverdy-la-libertad-de-los-mares.html?m=1  



Q. 찾아 나서는 멀티큐브에서 탄생한 작품은 어떤 것이 있나요?


A. 《주검들의 노래》 (1948)


ⓒ Pablo Picasso <Le Chant des morts> (1945–48) © 2024 Estate of Pablo Picasso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https://www.moma.org/collection/works/29588

제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군 점령하에 절필을 하던 시기에 
내면에 축적해 두었던 시편들을 담고 있습니다. 
파리에 자리를 잡았을 무렵 알게 되어 
지금껏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피카소가 
삽화를 그려준 시집입니다. 


B. 《바다의 자유》 (1959)

ⓒ Georges Braque <La liberté des mers> ⓒnationale bibliotheek https://collecties.kb.nl/fr/collection-koopman/1951-1960/la-liberte-des-mers

1947~1955년에 걸쳐서 쓴 시편으로 구성되었으며 
친구인 조르주 브라크의 삽화를 곁들여 
출간한 산문시집입니다.


C. 《일렁이는 모래》 (1966)


Pablo Picasso <Sculptor at Work> from Sable Mouvant © 2024 Estate of Pablo Picasso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https://www.moma.org/collection/works/12842

시로 쓰인 유언과 같은 작품입니다.



Q. 이 공간을 멀티큐브로 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친구인 막스 자코브(Max Jacob)가 개종을 한 데다가 친가가 교회 석공업과 조각에 조예가 깊었기 때문에 수도원에 자연스레 마음이 이끌렸습니다. 또한 파리의 삶으로부터 달아나고 싶었고 새로운 출구가 필요했습니다. 1926년 천주교로 개종하고 자유로이 신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신앙심을 내려놓은 후에도 항상 춥고 작은 이 마을을 떠나지 못했던 이유는 이곳의 추위와 고립, 그리고 사르트 강(Sarthe River)에 내려앉은 어둠이 저에게 보여준 덧없는 삶의 면면이 제 발을 붙들어 놓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 Mairie de Solesmes https://www.solesmes72.fr/historique.php



Q. 멀티큐브에서의 루틴은 어떻게 되시나요?

솔렘에 정착한 초반에는 부지런히 예배에 참석했습니다만 이제는 그만두고 종일 밖으로는 거의 나가지 않습니다. 가깝지 않은 사람에게 불필요하게 저를 내보이고 싶지 않습니다. 괴로워할 때마다 불안함을 잠재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고베(Gobé) 박사가 때때로 멀티큐브를 방문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늘 똑같은 씁쓸한 한나절”을 보내며 누구도 이러한 은둔을 방해할 수 없습니다. 저는 주로 어둠이 내려앉은 시각에 홀로 깨어 시를 써 내려가는 편입니다. 적막만이 감도는 빈 광장을 보며 펜을 들지요.


ⓒOuest France https://www.ouest-france.fr/pays-de-la-loire/sable-sur-sarthe-72300/pierre-reverdy-poete-meconnu-de-solesmes-3405611 


What's in My Multicube?

1. 창문 _ 두 세계에 대해 언제나 생각합니다. 감각과 정신에 대해서, 그리고 나와 세계에 대해서. 창문도 두 세계를 잇는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바깥으로 나서지는 않지만 창문을 통해 안에서 바깥으로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은둔하지만 실재를 향한 길을 찾아 나서기 위해 몰두하고 있습니다.
2. 화가들에게 선물받은 초상화 _ 마을 사람들에게는 얼굴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이웃이지만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쾌활하게 대합니다. 후안 그리스, 파블로 피카소, 모딜리아니 등 많은 화가들이 저의 초상화를 그려주었습니다. 파리 몽마르트르에서 시작된 예술가들과의 교류가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지요. 이들은 제 작품에 삽화도 기꺼이 그려주고자 하였습니다.



Q. 작업을 안 할 때 멀티큐브에서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커튼을 젖히고 바깥 세계를 느낍니다. 특히 주의 깊게 보는 것은 누군가가 떠난 자리입니다. 예를 들어 발자국이라든가 멀어져가는 이들의 등, 그리고 그림자를 바라보지요. 문이 열리고 문이 벽에 부딪히는 소리에 귀 기울이기도 합니다. 그러고는 덧없는 것들에 대해서도 오랫동안 생각합니다. 이럴 때면 모두들 떠날 채비를 하는 것만 같아요. 그래서 저도 막연한 계획을 세우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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